양민호
1972년 출생. 전주대학교 일어교육과 졸업 후, 동국대학교 대학원 석사, 도쿄(東京)외국어대학 석사과정을 거쳐 도호쿠(東北)대학 문학연구과 박사과정을 졸업하였다. 저서로는 일본에서 출판된 『일본어 변이론의 현재』(공저, 2024), 『일본어 어휘로의 어프로치』(공저, 2015), 『외래어 연구의 신전개』(공저, 2012)가 있다. 국내에서는 『바다를 건넌 물건들 I, II』(공저, 2022, 2023), 『바다를 건넌 사람들 I』(공저, 2021), 『동북아해역과 인문학』(공저, 2020), 『동북아해역과 인문네트워크』(공저, 2019), 『소통과 불통의 한일 간 커뮤니케이션』(공저, 2018) 등이 있다. 그리고 역서로는 『경제언어학-언어, 방언, 경어』(공역, 2015)이 있다. 현재 국립부경대학교 인문사회과학연구소 HK조교수(일본어학, 사회언어학, 언어지리학 전공)로 재직 중이고, 국립국어원 공공용어 번역 표준화 위원회 일본어 자문위원, 한국방언학회 연구이사이며, 부산교통방송(TBN) 부산사투리 ‘배아봅시데이’ 코너에도 출연하고 있다.
최민경
(국립부경대학교 인문사회과학연구소 부교수, 사회사, 역사사회학 전공)
1983년 출생.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졸업하고 동 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국제지역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이후 일본 히도쓰바시(一橋)대학 사회학연구과 박사과정을 졸업하였다. 저서로는 『재일한인의 해역인문학』(2024), 『바다를 건넌 물건들 Ⅱ』(공저, 2024), 『바다를 건넌 사람들 Ⅱ』(공저, 2021) 등이 있고, 역서로는 『해항의 정치사: 메이지에서 전후로』(2023),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공역, 2023), 『근대 아시아시장과 조선: 개항, 화상, 제국』(공역, 2020) 등이 있다. 현재 국립부경대학교 인문사회과학연구소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2023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 부산교통방송(TBN) 〈달리는라디오〉 '배아봅시데이' 코너에 출연하였다.
🖋 책 속으로
p.13 "마!"가 처음 사용된 것은 롯데 자이언츠의 성적이 부진하던 2002년이라고 알려져 있다. 당시 롯데 자이언츠의 응원단장이 상대편의 에이스급 투수가 등판했을 때 견제하기 위해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점차 다른 투수들의 견제구에도 사용되면서 정착했다. 응원가에 맞춰서 "마!"를 반복하여 상대 투수의 혼을 빼놓는 것이다. 한 신문보도에 따르면 함성의 심장부인 1루에서 "마!"를 집중해서 외칠 때의 소리는 107데시벨에 이르러 비행기 이착륙 소음과 맞먹는다고 한다.
p.42 '내나'는 정말 설명하기 어렵다. "내나를 내나라고 말했는데 내나가 뭐냐고 물으시면 내나가 내나지라고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부산 사람은 이야기한다. 부산 출신에게 '내나'는 사투리라는 인식조차 가질 수 없는 단어다.
p.46 부산에서는 아기를 재울 때, 토닥거리면서 읊조리는 구호로도 '낸내'를 쓴다. "자장, 자장" 대신에 "낸내, 낸내" 하는 것이다. 일종의 자장가처럼 사용한다. 자장가는 대부분 구어로 전승이 되는 만큼 지역별 특징이 뚜렷하다. 향토적인 느낌이나 사투리가 잘 남아 있어 그 흔적을 찾는 데 아주 좋은 재료다.
p.56 시중에 판매되는 '단술' 제품이 많은데 상품명이 전부 '비락식혜', '잔치집 식혜', '양반 식혜'처럼 '식혜'라고 표현한다. 사투리를 보존한다는 측면에서 전략을 세워 '단술'이라는 이름의 독특한 디자인의 음료를 만들거나 특정 브랜드에서 단술 관련 상품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홍보해 봐도 좋겠다는 바람이 생긴다. TV 프로그램에도 종종 나오는 식혜의 인기는 높다. 세계적으로 K-후식이 인기인 요즘, 살얼음 동동 띄워진 '단술' 한잔하면 좋겠다.
p.61~62 '땡초'는 '땡초'여야 그 맛이 나는 대표적인 사투리다. 마트에 가면 '땡초'를 비닐에 넣어 둔 것이 있다. 그 비닐에는 '매운 고추', '청양고추' 이렇게 적혀 있다. 부산 사람 중에 '땡초' 대신 '매운 고추'나 '청양고추'를 사용하는 사람은 극히 적다. 그만큼 '땡초'가 입에 착 붙는 사투리다. '땡초 라면', '땡초 어묵'을 '청양 고추 라면', '매운 고추 어묵'이라고 하면 그 느낌이 와닿지 않는다.
p.67 드라마에서 경상도 출신인 남학생과 여학생이 친구들과의 대화 속에서 '맞나'를 많이 사용한다. 친구가 한마디 할 때마다 "맞나"라고 한다. "맞나"를 들은 친구들의 반응이 재밌다. 전라도 친구는 "맞지 않아야~ 맞나 그 좀 그만해"라고 버럭 화내고 서울 친구는 "아니 뭐 맞는 것도 있고 안 맞는 것도 있는 거지, 암튼 다 맞지는 않아"라고 받아친다.
p.80 최근 OTT 드라마 〈오징어 게임 2〉의 두 번째 게임 5인 6각 근대 5종 경기에서 딱지치기, 비석 치기, 팽이치기, 제기차기와 함께 5개의 게임 중 하나로 등장한다. 덕분에 해외에서 '공기놀이'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영어로는 주로 'Gong-gi'로 표기한다. K-민속놀이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만큼, K-사투리인 '살구'도 알려지길 바란다.
p.85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서도 사용되었다. 영화에서 하정우(최형배 역)가 "불 함 붙이 바라"라고 말하니, 조진웅(김판호 역)이 "아나~" 한다. 담뱃불을 붙여 달라거나 거부할 때도 '아나'라는 표현이 사용된다. 남에게 '이거나 먹고 떨어져라'라는 식으로도 자주 쓰인다.
p.130 우리는 어떤 민족일까? 백의민족(白衣民族)? 배달의 민족? 둘 다 맞지만, '빨리빨리'의 민족이다. 여기서 '빨리빨리'에 해당하는 사투리 '퍼뜩'은 주로 경상도 사람이 사용하는 단어다. 어르신이 가족이나 지인을 부를 때 "퍼뜩퍼뜩 안 오고 뭐 하노?"라는 식으로 사용한다.
p.139 한때 화제가 된 사진 한 장이 있다. 신발을 파는 노점상 앞에 '헐심더'라고 적힌 종이가 놓여 있는 모습이다. '헐타'의 문장 끝이 변화하여 '헐심더'라고 사용한 것이다. '-심더'는 부산 사투리로 '-습니다'라고 이해하면 된다. 외지인이 보면 '이 상품은 헐었습니다'로 받아들인다. 실은 싸고 저렴하여 좋다는 의미다.
p.142 부산에도 눈이 올 만큼 추운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겉옷이 얇아 보이는 동료가 옆에 있었다. "그렇게 입고 안 춥냐, 롱패딩 같은 것 입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했더니 "아무리 추워도 롱패딩은 흥감시러버서 못 입겠다"라고 말했다. '흥감시럽다'라는 말이 무엇인지 몰라서 '롱패딩을 산 지 오래되었다', 그러니까 '헌것'이라 못 입겠다는 뜻인가 했다. '헌감'이라고 들은 것이다.
p.177 부산에서는 학교 식단표에서도 '시락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아들의 학교 식단표를 살펴보니 사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락국'은 표준어로 '시래깃국'이다. '시래깃국'은 '시래기'와 '국'이 합쳐져서 합성어가 되면서 사이시옷이 붙은 형태다.
p.184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 그중에 '쵸로네코(チョロネコ)'라는 포켓몬이 있는데, 도감에서 찾아보면 다음처럼 설명한다. "곤란해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사람의 물건을 훔친다." 이 포켓몬의 이름은 '빼돌리다'라는 의미의 일본어 '쵸로마카스(ちょろまかす)'와 '고양이'라는 뜻의 '네코(猫)'를 합친 말이다. 한국 이름은 '쌔비냥'이다. 일본 이름처럼 '훔치다(쌔비다)'와 '고양이(냥)'를 합친 번역인데, 사투리를 사용한 재미있는 작명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적절한 사투리의 조합으로 세계적인 캐릭터를 표현했다는 것은 사투리의 세계화처럼 느껴진다.
p.186 '쓰까라'는 원래 음식과 관련된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었지만, 인터넷에서 왜곡되면서 지역 비하 표현으로 변질된 사례가 있다. 2015년경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부산의 한 식당에서 손님들이 양푼에 반찬을 다 넣고 섞은 뒤 다 같이 퍼먹는 것을 봤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고, 여기에서 부산 사투리를 희화하며 '쓰까라'의 의미가 변질되기 시작했다.
p.213 '빡치다'의 아류로 '화나다'라는 의미일 것으로 생각했다. 회식 자리에서 한 번 들었는데, "오늘 회식 비용 짜치네"처럼 사용했다. '짜치다'는 '쪼들리다', '부족하다'라는 의미다. '짜치다'를 검색하면 '쪼들리다'의 경상도 사투리라고 나온다.
p.216 "니 쪼대로 하세여?"라는 말이 어디선가 들려오면 기분이 썩 좋지 않다. 어감이 약간 거칠고, 정중하지 못하게 들려서 좋은 말은 아니라는 걸 느낄 것 같다. '쪼대로'는 '마음대로', '기분대로', '하고 싶은 대로'라는 의미의 경상도 사투리다.
p.225 초파리, 똥파리처럼 곤충의 한 종류라고 착각할 수 있다. 하지만 부산과 울산 그리고 경남에서는 '성격이 덜렁대고 침착하지 못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한다.
p.231 '한바닥'이라는 단어는 일상적인 대화뿐만 아니라 특이한 프로젝트에서도 활용된 사례가 있다. 2017년도 부산대학교 새벽벌도서관에는 '한바닥'이라는 이름의 글 자판기가 설치된 적이 있다. 이 자판기는 익명의 사람이 작성한 글을 출력해 주는 기계로, 시험공부에 지친 학생들에게 신선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고 한다.
p.237 짐 같은 것을 들면서 "해까버가 내 혼자서도 들고 갈 수 있겠다"라며 대상의 가벼움을 표현한다. 또는 "니가 그래 말해 주니 내 마음이 해깝다"처럼 심리 상태에도 사용하고, "입이 해깝다"라며 진중하지 못한 사람을 빗대어 말할 때도 쓴다.
p.253 "니 오늘 까리한데?", "오늘 까리하게 입고 왔네"라고 사용할 수 있는 '까리하다'는 '멋지다'의 부산 사투리다. BTS의 노래 〈어디에서 왔는지〉의 가사에도 들어가며, '까리뽕삼'이란 말도 있다.
p.275 윤동주의 시 '별 헤는 밤'에 등장하는 '헤다' 역시 '세다'의 사투리다. 윤동주의 고향을 찾아보니 중국의 길림성인데, 그래서 그런지 제목에는 '별 헤는 밤'이라고 표현해 두었고, 시의 내용에는 '다 못 헤는 것'이라고 적어 두었다.
p.280 '쌔빠지게', '쌔빠지다'는 BTS의 〈달려라 방탄〉이라는 노래의 가사에 등장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쌔'와 '빠지다'가 합쳐진 말이다. 여기서 '쌔'는 '혀'를 의미한다. 사투리로 '혓바닥'을 '쌔빠닥'이라고도 하는데, 그때 말하는 '쌔'다.
p.283 '쑥쑥하다'는 '어색하다'라는 뜻을 가진 사투리다. 데면데면한 상황이나 느낌을 표현할 때 사용한다. 대학에서 수업하다 보면 학생들에게 조별 과제를 내줄 때가 있다. 처음에 조를 짜면 서로 어색해하고 데면데면해한다. 토의해 보라고 해도 '쑥쑥해서' 진행이 안 된다.
p.284 사투리의 장점은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준다는 점도 있다. 사투리는 정확한 어원이나 유래를 찾기 힘든 경우가 제법 있다. 사투리를 이해하고 사용할 때는 일종의 상상력 같은 것이 필요하다. 사투리는 이야기를 나눌 재료가 된다.
p.292 '우리하게' 아픈 곳은 허리일 때가 많다. 병원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다. 허리를 비롯하여 관절, 근육 등이 '우리하게' 아픈 경우가 많다. 이때 표준어로 바꾸면 '뻐근하다' 정도가 된다.
p.298 '찹찹하다'는 '서늘하다', '꽤 찬 느낌이 있다'라는 뜻을 지닌 사투리다. 온도를 나타내는 사투리로,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습도가 약간 높지만, 낮은 온도의 경우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p.315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의 대사에 나오고, 한 인터넷 쇼핑몰 광고에도 쓰인 사투리다. 커플이 헤어지는데, 여성이 남성에게 받았던 선물을 가져가라고 하니까 남성이 필요 없다며 그런 것 여기, 즉 인터넷 쇼핑몰에 '천지삐까리'라고 한다. '아주 다양하고 많다'라는 의미로 '천지삐까리'를 쓴다.
쓰잘데기 있는 사전
말끝마다 웃고 정드는 101가지 부산 사투리
도서 소개
K-컬처를 등에 업고 '사투리의 세계화'가 이어지길…
BTS 노래의 가사에 나오는 '까리뽕삼'의 '까리하다'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 2〉 속 'Gong-gi'를 일컫는 '살구'
〈포켓몬스터〉의 포켓몬 '쌔비냥'은 '훔치다(쌔비다)'와 '고양이(냥)'를 합친 번역
'사투리' 하면 드세거나 알아듣기 힘들다는 이미지가 있다. 이러한 편견에 가려져 발견하지 못한 사투리의 쓰임새가 많다. 사투리는 지역이 가진 역사와 지형, 정서에 따라 발전하는 언어의 범주가 다른데, 유독 부산에서 발전한 언어가 있다. 특정 단어는 입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대표적으로 '박상', '빼다지', '개우지', '양분식', '오찻물', '홍큐공', '바보축구온달' 등이 있다.
사투리는 브랜드나 캠페인의 카피로 쓰이거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종종 언급되며 유머 코드로 활용된다. '라면 끼리는 남자'를 줄인, 일명 〈라끼남〉의 '끼리다' 역시 책에서 소개하는 사투리다. 외에도 부산 사투리의 특징 중 함축성을 지닌다는 점이 있는데, "마!"라는 짧은 단어의 용도가 다양하다. 친구를 부르거나 야구장에서 응원 구호로도 쓰인다. 또한, 부산의 사직구장에서 펼쳐지는 '봉다리' 응원은 매력적이다.
사투리에 대한 기록이 별로 없어서, 유래를 마음껏 상상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어감이 비슷한 단어를 발견하고, 잊고 있던 단어를 떠올리기도 한다. 식혜를 마시면서 '단술이라고도 하지 않나?' 스스로 질문하고 찾아보는 과정은 즐겁다. 사투리를 보존한다는 건 여러 단어를 조합하며,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행위다. 이것은 과거와 공생하려는 노력이다. K-컬처와 함께 사투리의 세계화가 가속화되길 바란다.
목차
[한 글자 사투리]
마 12
손 15
예 18
쫌 21
[두 글자 사투리]
강구 26
고마 29
고매 32
글마 35
꼽표 38
내나 41
낸내 44
누부, 행님 47
단디 51
단술 54
대다 57
땡초 60
막장 63
맞나 66
문디 69
박상 72
보골 75
살구 78
시근 81
아나 84
아재 87
애살 90
야시 93
어데 96
얼라 99
은다 102
정지 105
주디 108
주리 111
짜구 114
짝지 117
짭다 120
쪽자 123
찌짐 126
퍼뜩 129
하모 132
항거 135
헐타 138
흥감 141
[세 글자 사투리]
개우지 146
곡각지 149
공구다 152
깨라다 155
끼리다 158
난닝구 161
납새미 164
널찌다 167
봉다리 170
빼다지 173
시락국 176
쌔리다 179
쌔비다 182
쓰까라 185
애비다 188
양분식 191
언치다 194
오찻물 197
욕보다 200
이바구 203
잠온다 206
정구지 209
짜치다 212
쪼대로 215
초장집 218
추접다 221
털파리 224
파이다 227
한바닥 230
한코스 233
해깝다 236
홍큐공 239
히마리 242
[네 글자 사투리]
가다마이 246
걸거치다 249
까리하다 252
디비쪼다 255
맨날천날 258
볼가먹다 261
빨간고기 264
상그럽다 267
새그럽다 270
세아리다 273
속닥하다 276
쌔빠지다 279
쑥쑥하다 282
알로보다 285
어제아래 288
우리하다 291
짜달시리 294
찹찹하다 297
포장센터 300
하고재비 303
[다섯 글자 이상 사투리]
엉성시럽다 308
우왁시럽다 311
천지삐까리 314
바보축구온달 317
저자 소개
양민호
1972년 출생. 전주대학교 일어교육과 졸업 후, 동국대학교 대학원 석사, 도쿄(東京)외국어대학 석사과정을 거쳐 도호쿠(東北)대학 문학연구과 박사과정을 졸업하였다. 저서로는 일본에서 출판된 『일본어 변이론의 현재』(공저, 2024), 『일본어 어휘로의 어프로치』(공저, 2015), 『외래어 연구의 신전개』(공저, 2012)가 있다. 국내에서는 『바다를 건넌 물건들 I, II』(공저, 2022, 2023), 『바다를 건넌 사람들 I』(공저, 2021), 『동북아해역과 인문학』(공저, 2020), 『동북아해역과 인문네트워크』(공저, 2019), 『소통과 불통의 한일 간 커뮤니케이션』(공저, 2018) 등이 있다. 그리고 역서로는 『경제언어학-언어, 방언, 경어』(공역, 2015)이 있다. 현재 국립부경대학교 인문사회과학연구소 HK조교수(일본어학, 사회언어학, 언어지리학 전공)로 재직 중이고, 국립국어원 공공용어 번역 표준화 위원회 일본어 자문위원, 한국방언학회 연구이사이며, 부산교통방송(TBN) 부산사투리 ‘배아봅시데이’ 코너에도 출연하고 있다.
최민경
(국립부경대학교 인문사회과학연구소 부교수, 사회사, 역사사회학 전공)
1983년 출생.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졸업하고 동 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국제지역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이후 일본 히도쓰바시(一橋)대학 사회학연구과 박사과정을 졸업하였다. 저서로는 『재일한인의 해역인문학』(2024), 『바다를 건넌 물건들 Ⅱ』(공저, 2024), 『바다를 건넌 사람들 Ⅱ』(공저, 2021) 등이 있고, 역서로는 『해항의 정치사: 메이지에서 전후로』(2023),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공역, 2023), 『근대 아시아시장과 조선: 개항, 화상, 제국』(공역, 2020) 등이 있다. 현재 국립부경대학교 인문사회과학연구소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2023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 부산교통방송(TBN) 〈달리는라디오〉 '배아봅시데이' 코너에 출연하였다.
🖋 책 속으로
p.13 "마!"가 처음 사용된 것은 롯데 자이언츠의 성적이 부진하던 2002년이라고 알려져 있다. 당시 롯데 자이언츠의 응원단장이 상대편의 에이스급 투수가 등판했을 때 견제하기 위해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점차 다른 투수들의 견제구에도 사용되면서 정착했다. 응원가에 맞춰서 "마!"를 반복하여 상대 투수의 혼을 빼놓는 것이다. 한 신문보도에 따르면 함성의 심장부인 1루에서 "마!"를 집중해서 외칠 때의 소리는 107데시벨에 이르러 비행기 이착륙 소음과 맞먹는다고 한다.
p.42 '내나'는 정말 설명하기 어렵다. "내나를 내나라고 말했는데 내나가 뭐냐고 물으시면 내나가 내나지라고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부산 사람은 이야기한다. 부산 출신에게 '내나'는 사투리라는 인식조차 가질 수 없는 단어다.
p.46 부산에서는 아기를 재울 때, 토닥거리면서 읊조리는 구호로도 '낸내'를 쓴다. "자장, 자장" 대신에 "낸내, 낸내" 하는 것이다. 일종의 자장가처럼 사용한다. 자장가는 대부분 구어로 전승이 되는 만큼 지역별 특징이 뚜렷하다. 향토적인 느낌이나 사투리가 잘 남아 있어 그 흔적을 찾는 데 아주 좋은 재료다.
p.56 시중에 판매되는 '단술' 제품이 많은데 상품명이 전부 '비락식혜', '잔치집 식혜', '양반 식혜'처럼 '식혜'라고 표현한다. 사투리를 보존한다는 측면에서 전략을 세워 '단술'이라는 이름의 독특한 디자인의 음료를 만들거나 특정 브랜드에서 단술 관련 상품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홍보해 봐도 좋겠다는 바람이 생긴다. TV 프로그램에도 종종 나오는 식혜의 인기는 높다. 세계적으로 K-후식이 인기인 요즘, 살얼음 동동 띄워진 '단술' 한잔하면 좋겠다.
p.61~62 '땡초'는 '땡초'여야 그 맛이 나는 대표적인 사투리다. 마트에 가면 '땡초'를 비닐에 넣어 둔 것이 있다. 그 비닐에는 '매운 고추', '청양고추' 이렇게 적혀 있다. 부산 사람 중에 '땡초' 대신 '매운 고추'나 '청양고추'를 사용하는 사람은 극히 적다. 그만큼 '땡초'가 입에 착 붙는 사투리다. '땡초 라면', '땡초 어묵'을 '청양 고추 라면', '매운 고추 어묵'이라고 하면 그 느낌이 와닿지 않는다.
p.67 드라마에서 경상도 출신인 남학생과 여학생이 친구들과의 대화 속에서 '맞나'를 많이 사용한다. 친구가 한마디 할 때마다 "맞나"라고 한다. "맞나"를 들은 친구들의 반응이 재밌다. 전라도 친구는 "맞지 않아야~ 맞나 그 좀 그만해"라고 버럭 화내고 서울 친구는 "아니 뭐 맞는 것도 있고 안 맞는 것도 있는 거지, 암튼 다 맞지는 않아"라고 받아친다.
p.80 최근 OTT 드라마 〈오징어 게임 2〉의 두 번째 게임 5인 6각 근대 5종 경기에서 딱지치기, 비석 치기, 팽이치기, 제기차기와 함께 5개의 게임 중 하나로 등장한다. 덕분에 해외에서 '공기놀이'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영어로는 주로 'Gong-gi'로 표기한다. K-민속놀이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만큼, K-사투리인 '살구'도 알려지길 바란다.
p.85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서도 사용되었다. 영화에서 하정우(최형배 역)가 "불 함 붙이 바라"라고 말하니, 조진웅(김판호 역)이 "아나~" 한다. 담뱃불을 붙여 달라거나 거부할 때도 '아나'라는 표현이 사용된다. 남에게 '이거나 먹고 떨어져라'라는 식으로도 자주 쓰인다.
p.130 우리는 어떤 민족일까? 백의민족(白衣民族)? 배달의 민족? 둘 다 맞지만, '빨리빨리'의 민족이다. 여기서 '빨리빨리'에 해당하는 사투리 '퍼뜩'은 주로 경상도 사람이 사용하는 단어다. 어르신이 가족이나 지인을 부를 때 "퍼뜩퍼뜩 안 오고 뭐 하노?"라는 식으로 사용한다.
p.139 한때 화제가 된 사진 한 장이 있다. 신발을 파는 노점상 앞에 '헐심더'라고 적힌 종이가 놓여 있는 모습이다. '헐타'의 문장 끝이 변화하여 '헐심더'라고 사용한 것이다. '-심더'는 부산 사투리로 '-습니다'라고 이해하면 된다. 외지인이 보면 '이 상품은 헐었습니다'로 받아들인다. 실은 싸고 저렴하여 좋다는 의미다.
p.142 부산에도 눈이 올 만큼 추운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겉옷이 얇아 보이는 동료가 옆에 있었다. "그렇게 입고 안 춥냐, 롱패딩 같은 것 입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했더니 "아무리 추워도 롱패딩은 흥감시러버서 못 입겠다"라고 말했다. '흥감시럽다'라는 말이 무엇인지 몰라서 '롱패딩을 산 지 오래되었다', 그러니까 '헌것'이라 못 입겠다는 뜻인가 했다. '헌감'이라고 들은 것이다.
p.177 부산에서는 학교 식단표에서도 '시락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아들의 학교 식단표를 살펴보니 사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락국'은 표준어로 '시래깃국'이다. '시래깃국'은 '시래기'와 '국'이 합쳐져서 합성어가 되면서 사이시옷이 붙은 형태다.
p.184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 그중에 '쵸로네코(チョロネコ)'라는 포켓몬이 있는데, 도감에서 찾아보면 다음처럼 설명한다. "곤란해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사람의 물건을 훔친다." 이 포켓몬의 이름은 '빼돌리다'라는 의미의 일본어 '쵸로마카스(ちょろまかす)'와 '고양이'라는 뜻의 '네코(猫)'를 합친 말이다. 한국 이름은 '쌔비냥'이다. 일본 이름처럼 '훔치다(쌔비다)'와 '고양이(냥)'를 합친 번역인데, 사투리를 사용한 재미있는 작명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적절한 사투리의 조합으로 세계적인 캐릭터를 표현했다는 것은 사투리의 세계화처럼 느껴진다.
p.186 '쓰까라'는 원래 음식과 관련된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었지만, 인터넷에서 왜곡되면서 지역 비하 표현으로 변질된 사례가 있다. 2015년경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부산의 한 식당에서 손님들이 양푼에 반찬을 다 넣고 섞은 뒤 다 같이 퍼먹는 것을 봤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고, 여기에서 부산 사투리를 희화하며 '쓰까라'의 의미가 변질되기 시작했다.
p.213 '빡치다'의 아류로 '화나다'라는 의미일 것으로 생각했다. 회식 자리에서 한 번 들었는데, "오늘 회식 비용 짜치네"처럼 사용했다. '짜치다'는 '쪼들리다', '부족하다'라는 의미다. '짜치다'를 검색하면 '쪼들리다'의 경상도 사투리라고 나온다.
p.216 "니 쪼대로 하세여?"라는 말이 어디선가 들려오면 기분이 썩 좋지 않다. 어감이 약간 거칠고, 정중하지 못하게 들려서 좋은 말은 아니라는 걸 느낄 것 같다. '쪼대로'는 '마음대로', '기분대로', '하고 싶은 대로'라는 의미의 경상도 사투리다.
p.225 초파리, 똥파리처럼 곤충의 한 종류라고 착각할 수 있다. 하지만 부산과 울산 그리고 경남에서는 '성격이 덜렁대고 침착하지 못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한다.
p.231 '한바닥'이라는 단어는 일상적인 대화뿐만 아니라 특이한 프로젝트에서도 활용된 사례가 있다. 2017년도 부산대학교 새벽벌도서관에는 '한바닥'이라는 이름의 글 자판기가 설치된 적이 있다. 이 자판기는 익명의 사람이 작성한 글을 출력해 주는 기계로, 시험공부에 지친 학생들에게 신선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고 한다.
p.237 짐 같은 것을 들면서 "해까버가 내 혼자서도 들고 갈 수 있겠다"라며 대상의 가벼움을 표현한다. 또는 "니가 그래 말해 주니 내 마음이 해깝다"처럼 심리 상태에도 사용하고, "입이 해깝다"라며 진중하지 못한 사람을 빗대어 말할 때도 쓴다.
p.253 "니 오늘 까리한데?", "오늘 까리하게 입고 왔네"라고 사용할 수 있는 '까리하다'는 '멋지다'의 부산 사투리다. BTS의 노래 〈어디에서 왔는지〉의 가사에도 들어가며, '까리뽕삼'이란 말도 있다.
p.275 윤동주의 시 '별 헤는 밤'에 등장하는 '헤다' 역시 '세다'의 사투리다. 윤동주의 고향을 찾아보니 중국의 길림성인데, 그래서 그런지 제목에는 '별 헤는 밤'이라고 표현해 두었고, 시의 내용에는 '다 못 헤는 것'이라고 적어 두었다.
p.280 '쌔빠지게', '쌔빠지다'는 BTS의 〈달려라 방탄〉이라는 노래의 가사에 등장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쌔'와 '빠지다'가 합쳐진 말이다. 여기서 '쌔'는 '혀'를 의미한다. 사투리로 '혓바닥'을 '쌔빠닥'이라고도 하는데, 그때 말하는 '쌔'다.
p.283 '쑥쑥하다'는 '어색하다'라는 뜻을 가진 사투리다. 데면데면한 상황이나 느낌을 표현할 때 사용한다. 대학에서 수업하다 보면 학생들에게 조별 과제를 내줄 때가 있다. 처음에 조를 짜면 서로 어색해하고 데면데면해한다. 토의해 보라고 해도 '쑥쑥해서' 진행이 안 된다.
p.284 사투리의 장점은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준다는 점도 있다. 사투리는 정확한 어원이나 유래를 찾기 힘든 경우가 제법 있다. 사투리를 이해하고 사용할 때는 일종의 상상력 같은 것이 필요하다. 사투리는 이야기를 나눌 재료가 된다.
p.292 '우리하게' 아픈 곳은 허리일 때가 많다. 병원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다. 허리를 비롯하여 관절, 근육 등이 '우리하게' 아픈 경우가 많다. 이때 표준어로 바꾸면 '뻐근하다' 정도가 된다.
p.298 '찹찹하다'는 '서늘하다', '꽤 찬 느낌이 있다'라는 뜻을 지닌 사투리다. 온도를 나타내는 사투리로,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습도가 약간 높지만, 낮은 온도의 경우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p.315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의 대사에 나오고, 한 인터넷 쇼핑몰 광고에도 쓰인 사투리다. 커플이 헤어지는데, 여성이 남성에게 받았던 선물을 가져가라고 하니까 남성이 필요 없다며 그런 것 여기, 즉 인터넷 쇼핑몰에 '천지삐까리'라고 한다. '아주 다양하고 많다'라는 의미로 '천지삐까리'를 쓴다.